'부패 묻히는 일 없도록 철저히 밝혀라' 지시.. 노 대통령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서 강조 - 얼마전 노무현 대통령이 '공직기강 직접 다 잡겠다'는 발언이 현실로 나타날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또 "참여정부 임기내에 대한민국의 투명성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을 목표"로 부패척결을 추진해 달라고 말했다.

2일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반부패관계기관 협의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모든 영역에서 부패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제도를 정비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부패가 적발되지 않고 묻히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적발 노력을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이와함께 노 대통령은 "부패척결이 일회적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 과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속도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지속적이고 일상적으로 부패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부패방지위원회가 중심이 돼서 반부패 계획을 지속적 체계적으로 진행하라고 당부한 뒤, "각 부처에서는 부방위가 대통령 역점사업의 대행기관이라고 생각하고 부방위 활동에 적극 협조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부방위의 기능과 인사 등 변화가 필요하다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라"고 말했다. 

이날 보고된 부패방지 대책과 관련해 노 대통령은 "효율적인 부패 추방을 위해서는 공공부문에서 먼저 철저한 부패추방을 성공시키고 이를 사회전반에 파급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선 공공부문에 국한해 부패척결을 추진하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재직기간 중에 부패혐의가 적발된 공직자가 유죄판결을 받으면 퇴직후 연금 등 혜택 박탈 ▲금품제공자를 공직자가 신고하면 포상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비리 공직자나 비리행위 공직자에 대한 사표 수리를 금지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부방위에서 제도를 잘 다듬어서 정리를 하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청렴서약서 작성과 관련, "실효성이 약하고 해당기관장이나 공직자의 자존심만 상하게 할 우려가 있다면서 일단 보류할 것"을 지시하고, 청탁공개제도에 대해서는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되, 신중한 검토과정을 거쳐달라"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는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공공부분의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강조는 최근의 정치적 흐름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노 대통령은 총리와 통일부장관 등 국정업무의 상당부분을 내각에 일임하고 안보와 외교만 등 국정의 중요부분만을 대통령이 직접 챙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몇일 지나지 않아 "공무원이 겁난다... 공직기강 직접 다 잡겠다"는 등의 발언이 이어졌고, 이제 대통령의 그 발언이 점점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으로 공직사회가 자칫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정부 내각의 최고 인사권을 갖고 있는 대통령의 발언은 공직사회에 있어서는 곧 천명과도 같은 것이어서 공무원들은 때 아닌 한파(寒波)를 맞고 있다.

심원섭/정치전문대기자 dailypen@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