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입김 배제 안되면 그 자체가 관제 역사이고 역사 왜곡 - 임시국회가 열리는 23일 한나라당은 과거사규명을 위한 특위 구성문제에 대해 정치권에서 다룰 문제가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입장고수는 열린우리당과의 방법론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날 열린 한나라당 상임운영위원회 회의에서 박근혜 대표최고위원은 "역사평가는 역사학자 와 국민의 몫이지, 정치인의 몫들이 아님"을 거듭 주장했다.

박 대표는 특히 정치인들은 자기의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재단을 하기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부 역사를 다시 써야하는 결과가 오면 그것을 누가 공정하다고 믿겠느냐고 말했다.

또 박 대표는 "정치권이 국가경쟁력을 키우는데도 힘이 부족한데, 전부다 도마 위에 올려놓고 매달리면 국민을 위해서는 무엇을 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과거에는 한나라당이 야당으로서 당리당략적으로 접근한 적도 있었으나 지금 한나라당은 당략적 접근은 없다면서, 여당은 툭하면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과거에는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한나라당이 여당의 발목을 잡는 일은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박 대표는 지금 집권당은 집권당으로 정권도 잡고있고 행정부뿐만 아니라 입법부까지 주도할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 정국을 얼마든지 힘으로 주도해나갈 수 있는데, "누구 때문에 안 된다는 식의 핑계만 대지말고 다수당, 집권당으로서 그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덕룡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정치색이 배제된 국회 밖의 제3의 독립기구를 통해서 역사조명을 하려는 한나라당의 안을 수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국민이나 시민단체의 의견은 이 문제에 대해서 정부여당이 과거사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가장 우려했기 때문에 학자라든가 전문가 등 중립성과 전문성 갖춘 인사로 별도 기구를 구성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의문사위의 경우 대통령 등 집권 세력과 코드를 맞추려고 월권 행위, 일탈행위를 저질렀던 사실이 있는 만큼 이점을 분명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권력기관은 자기보다 큰 기관에 약한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권력의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서 발표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며, 만일 권력의 입김이 배제 안된 가운데 멋대로 역사를 재단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관제 역사이고 역사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5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되는 임시국회 첫날 한나라당의 이같은 과거사 규명특위 구성 방침은 임시국회 기간중 여야의 또 다른 논란거리로 불거질 가능성이 커 앞으로의 전개과정이 주목된다.

한병희 기자 by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