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一場春夢'이라는 것 망각했나.. 국민 여론 무서워하지 않으면 '패가망신 할 것' - '신행정수도 이전 반대 여론을 보수언론이 앞장서 부추긴다..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거대한 빌딩을 갖고 있는 신문사들..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 위해 수도이전 반대' 등 8일 노무현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열린우리당에 이어 이제는 청와대 참모진들까지 제각각 한마디씩 거들고 나서면서 청와대가 대(對)언론과의 전쟁을 본격 선포하는 분위기다.

지난 9일 청와대 양정철 국내언론비서관이 '조선.동아는 저주의 굿판을 당장 걷어치워라.. 행정수도 보도 4대 모순... 부끄럽지 않은가'라는 독설을 서슴치 않더니, 11일에는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행정수도 이전 반대여론은 반대세력이 졸속반대하고 있기 때문'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이날 발언에서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필요 불가결한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정부 정책에 '반대세력이 졸속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는 표현은 대통령의 참모진의 발언으로서는 너무 극단적 표현으로 간주된다.

특히 김 실장은 노 대통령이 8일 언급한 "수도이전 반대 여론 형성은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내지 퇴진운동'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는 표현을 좀더 확대 해석해 "졸속 반대여론의 의 배경에는 현 정부에 대한 거부감 및 대선 결과에 대한 불인정 의미까지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국민의 꿈을 짓밟고 뭉개지 말라고 강한 비판'까지 늘어놓았다고 하니 정말 기막힌 주장이며 괴변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청와대의 억지주장과 괴변
이치에도 안 맞는 어법으로 정책 합리화    

긍극적 목적은 따로 있다 -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절반이상의 국민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신행정수도 이전 사업에서 '국민의 꿈을 짓밟고 뭉개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청와대는 당초 신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반대여론'이 형성되자 '이미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주장하다가 이제는 '일부 보수 언론이 반대여론을 주도하고 있다'에서 '반대세력이 졸속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괴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신행정수도' 추진계획을 합리화 시키려는 분위기다.

청와대의 이같은 억지 논리는 현재 한나라당 등 일부 여론층에서 주장하는 '신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국민투표'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되면 그에 따르는 절차와 비용소요 등 국가적 손실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라는 결과 예측 때문이다.   

그렇다면 청와대가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신행정수도'이전 사업을 펼치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노 대통령의 선거공약도 아니며, 진정 국가의 미래 발전을 위한 사업도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즉 신행정수도 이전문제는 노 대통령이 8일 언급한 것처럼 '정치적'인 문제가 가장 큰 요소다.  

참여정부는 집권초기부터 동북아중심국가 건설 등 국가 주요정책사업을 수립, 나름대로의 단계적 추진계획을 실천하고는 있지만 그 계획들은 매우 복합적인 형태로 얽혀 있음을 볼 수 있다.
 
국가의 장기적인 사업추진 계획은 보통 10여년 정도의 기간을 갖고 추진된다. 따라서 참여정부의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 계획 역시 장기간에 걸진 국책 사업이고, 여기에는 지난 정권의 '햇볕정책'을 승계한 남북한 교류 및 대북지원문제, 그리고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신행정수도'이전문제까지 복합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결국 '신행정수도'이전과 관련해 노 대통령이 지적한 '정치적 문제'라는 것은 현 정권이 차기대권과 그 다음 대권까지를 바라보며 미리 치밀한 계획을 세우기 위한 정치권의 '욕심'이 오늘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참여정부가 신행정수도의 이전시기를 차기 대선 실시 1년 전인 2007년부터 이전을 시작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고 있어 이같은 '정치적' 목적과 전혀 무관치 않은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국민들 왜 반대하나
부동산 가격 하락이 그 원인은 아니다

청와대, 좀더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견 수렴해야 - '신행정수도'이전 문제는 노 대통령이 '충청표'를 의식, 대선공략으로 내세우면서 본격 공론화 됐다. 물론 그 이전 정권에서도 이에대한 거론은 수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참여정부가 집권하고 '신도시추진위원회가'발족하면서 '신행정수도'이전문제는 점차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추진위는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지난 5일 충남 연기.공주를 사실상 후보지로 확정 발표했다.

이미 후보지 발표 이전부터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행정수도'이전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는 상태에서도 추진위는 오는 8월 최종 확정 발표를 목표로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

반대여론이 팽팽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일부 기득권 층의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이전반대 여론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근본적인 것은 "현 시점에서 정부가 행정수도 이전 사업을 강행하는 것이 과연 옳으냐"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경기 불황으로 서민들의 가계는 바닥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신행정수도'를 지방으로 옮겨 자신들의 정치적인 입지 굳히기에 나서고 있으니 최근의 '반대여론'형성은 자연발생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반대 여론층은 "국가 경제가 활성화되고 서민들의 가계생활 수준이 걱정할 정도를 벗어난 뒤라고 해도 '신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국가의 '백년대개'를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이므로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들 여론층은 "'신행정수도'가 지방으로 가서 장기적으로 침체돼 있는 국내 경기가 획기적으로 다시 살아난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왜 엄청난 돈을 들여 이전사업 추진을 강행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현 정부의 이전 강행에는 '정치적'목적 이외에 또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 청와대-언론 싸움 '강 건너 불 보기'
열린당, '대통령 말이 맞다'..... 편들기 바빠      

與野, 개혁은커녕 '불난 집 부채질'에 몰두 -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가 일부 보수언론에 대한 노골적 불만을 드러내면서 더욱 우스운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것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다.

한나라당은 11일 여권이 "'천도 타당성'을 재검토하자는 국민대다수 여론을 수렴하면 됐지 비판언론에 대해 왜 뭇매를 때리는지 이해 할 수 없다"며 언론 편들기에 나섰다.

또 한나라당은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듯이 비판언론을 아무리 때려도 천도는 옳은지 그른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논리에 밀린 사람이 고함 지르고 뭣 뀐 놈이 성낸다"하더니 청와대와 여당의 모양이 꼭 그 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이같은 주장 역시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는다. '신행정수도 특별법'통과 당시 한나라당은 거대 야당이었음도 불구하고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물론 당시 한나라당의 계산은 17대 총선에서 '충청표'를 의식해 이같은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그 내막에는 17대 총선에서 거대 야당인 한나라당을 원내1당으로 만들어 이 법안을 다시 무효화시키면 된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총선 결과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 탄핵바람으로 원내2당으로 밀려나고 그 대신 열린우리당이 거대 여당이 됐다. 따라서 당시 한나라당의 계산은 매우 시대 착오적 판단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한나라당이 이제와서 국민들에 사과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친다 해도 이미 주사위는 열린우리당 쪽으로 기울어 있는 만큼 한나라당이 이제 마지막으로 기대할 곳은 국민들의 여론뿐인 것이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열풍에 힘입어 '어부지리'로 원내1당을 차지한 열린우리당은 당초 내세우던 정치개혁은 지지부진 한 채 거대 여당으로서의 면모 과시에 여념이 없다. 초선의원들이 대다수인 열린우리당은 각종 정책 입안은 뒷전으로 하고 당내 신.구세력의 기세싸움에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보수언론에 대한 비판성 발언이 쏟아지기가 무섭게 언론의 공정성을 촉구하며 노 대통령 발언을 지원하고 나서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의 밀착관계를 한층 과시했다.

김현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지난 9일 "신행정수도 건설하는 것이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이라면, 작년에 법통과 시킬 때 언론은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느냐.. 신문도 충청도의 표를 의식했느냐"며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또 김 대변인은 '한나라당을 신문의 사고와 지령을 실천하는 몸통'이라고 주장하는 등 일부 언론과 제1야당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對)언론 비판이나 청와대 참모들의 극단적인 편들기 발언, 집권 여당의 대변인이 주장하는 언론비판 등은 외신을 통해 전 세계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가려야 할 말, 또는 해서는 안될 말'을 청와대와 여당, 그리고 한나라당은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