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이전 보도 '부끄럽지 않은가'.. 열린당도 적극 지원 사격 나서 - 신행정수도 이전 반대 여론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일부 언론 비판론이 제기된 다음날 주요 일간지들은 노 대통령의 이 발언을 주요 톱기사로 다뤘다.

주요 일간지들이 9일자 조간신문에 보도한 노 대통령의 전날 발언은 해석하기에 따라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기사로 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문은 대통령의 발언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었음을 지적할 뿐 현직 대통령의 위상을 격하시키는 정도의 비판적 논조는 늘어놓지 않았다.
 
그런데 청와대 양정철 국내언론비서관은 이날 "조선.동아는 저주의 굿판을 당장 걷어치워라"면서 "행정수도 보도 4대 모순... 부끄럽지 않은가"라는 자신의 주장을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 노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감정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양 비서관은 이날 주장에서 "신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언론이 특별한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전제한 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이 문제에 대해 처음부터 특정한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고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비판적 보도를 일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뒷 받침하기 위해 양 비서관은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실이 자체 분석한 두 신문의 최근 신행정수도 관련 보도 통계자료까지 배포하는 등 조선.동아에 대한 참여정부의 감정이 극에 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부터 7월 8일 현재까지 조선일보의 관련보도는 모두 113건(정부 단순발표 보도건수는 제외)이었고, 스트레이트.해설 86건, 사설 14건, 칼럼이 13건이라고 발표했다.   

또 동아일보도 같은 기간 이 신문의 관련보도는 모두 130건(정부 단순발표 보도건수는 제외) 스트레이트.해설 112건, 사설 13건, 칼럼이 5건이라고 밝혔다.  

양 비서관은 이런 수치는 곧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두 신문이 결코 긍정적 시각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며, 최소한의 균형을 견지하지 못하고 있는 보도행태라고 주장했다.

양 비서관은 또 두 신문의 지난 97년 보도 내용을 들춰가며 "허상으로 가득찬 저주의 굿판"이라는 독설을 서슴지 않았으며, 이제 스스로 참회하고 국민 앞에 고해성사 할 때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역시 이날 언론의 공정한 보도를 촉구하면서 "신행정수도 건설하는 것이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이라면, 작년에 법통과 시킬 때 언론은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느냐.. 신문도 충청도의 표를 의식했느냐"며 독설을 퍼부었다.

김현미 대변인은 "한나라당 지도부 말대로 나중에 뒤집을 테니까 일단 한나라당이 충청표나 얻으라고 눈감아 준 것"아니냐며 두 언론의 보도 행태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이젠 한나라당 대 열린우리당이 아니라 일부 신문 대 민주당, 일부신문 대 우리당의 구도"라고 지적하고 "한나라당은 신문의 사고와 지령을 실천하는 몸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열린당, 일부 신문 보도에 너무 비판적 

한편 이날 청와대 국내언론 비서관과 열린우리당 대변인의 일부 언론에 대한 비판론 견지는 전날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두 신문사의 보도형태를 비판하고 나선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날 양 비서관과 김 대변인이 주장하고자 하는 근본적 취지는 두 신문가사 가지고 있는 독자층에 대한 부정적 여론형성 측면을 사전 차단하고 가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국내 언론의 양대 맥을 이루고 있는 조선.동아가 참여정부와 노 대통령의 각종 정책 추진에 갖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다 보니 대통령은 물론 그 측근과 집권여당까지도 덩달아 두 신문에 상당한 반감을 갖게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측근, 그리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등 책임있는 모든 정치권과 관련부처는 현재 언론에서 왜 이같은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는지 좀더 겸허한 자세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참여정부 들어 노 대통령의 일부 언론에 대한 비판성 발언은 주기적으로 계속돼 왔고, 그 때마다 언론들은 대통령 발언에 문제점을 지적해 온 것이 사실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노 대통령과 일부 신문들과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누가 옳고 그름은 앞으로도 많은 세월이 지난 뒤 진실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