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노골적 불만 표출.. 일부 보수언론 '메스'작업 암시 - 최근 행정수도 이전 문제로 수도권과 지방사이에 기묘한 갈등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은 8일 '일부 보수언론이 행정수도 반대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행정수도'이전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수십 번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언론들은 그때마다 본체만체 해 놓고 지금 와서 '설득이 부족했다.. 토론이 부족했다'고 지적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보도행태라고 역설했다.

'지역혁신발전 5개년 계획 토론회'방안의 일환으로 마련된 인천지역 방문자리에서 불거진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행정수도 이전 과정에서 언론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를 공개석상에서 표현한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현재 빚어지고 있는 '수도권 이전 문제'에 대한 찬.반 논란은 대단히 정치적 의미가 담겨 있음을 시사, 최근 야당을 위주로 일부 정치권의 반대 여론층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노 대통령의 발언에서 특기할 점은 언론의 '막강한 기득권'이라는 표현과 '일부 특정언론이 앞장서서 반대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는 표현 등 대통령의 발언으로서는 조금 지나친 부분이 곳곳에서 불거졌다.
 
또 노 대통령은 '지금 행정수도 반대 여론을 앞장서서 주도해 가고 있는 기관들이 어떤 기관들인지 한 번 보라.. 서울 한복판에, 종합청사 앞에 거대한 빌딩을 가지고 있는 신문사 아니냐'며 노골적 불만을 나타낸 것은 일부 주요언론들의 보도 형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이날 노 대통령의 발언이 평소 갖고 있는 일부 언론사들에 대한 반감의 연장선상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에 이날 발언은 해석하기에 따라 '대(對)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듯한 인상을 남겨주고 있다.

노 대통령은 또 최근 빚어지고 있는 "수도이전 반대 여론 형성은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내지 퇴진운동'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고 표현했다. 대통령의 이같은 표현은 정부 정책 추진에 '사사건건(事事件件)제동을 걸고, 반대 여론 형성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일부 언론에 대한 못 마땅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물론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하나가 무너지면 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무너진다.. 국회 동의까지 받은 정책이 무너졌을 때 정부가 그 다음 정책을 국민에게 말한들 믿어 주겠느냐"고 말한 것은 정부의 정책 추진에 정치권과 반대여론층의 협조를 호소하는 의미도 담겨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정부 정책 추진에 너무 비협조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은 언론이 마치 국가의 발전을 위한 정책추진에 역기능적 역할만을 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어 대통령의 대(對)언론관에 심각성을 자아내고 있다.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곧 한동안 잠잠하던 일부 언론사들에 대한 불만이 또다시 분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일부 언론에 대한 대통령의 노골적 비판은 지난 1일 친노(親盧)사이트의 대표적 성격을 띤 '서프라이즈'가 불법 인사청탁 파문에 휩싸인 것과 전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 출범 후 노 대통령은 '불법 인사청탁하면 패가망신할 것'이라는 말을 공개석상에서 밝힌 바 있어 이번 '서프라이즈'의 인사청탁 파문은 노 대통령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노 대통령은 아예 이 기회에 그동안 계획하고 있던 일부 언론에 대한 '메스'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이 새로 취임한 것도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