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익명의 제보 내용 확인 결과 사실로 드러나.. 관계기관  '사실은폐 및 늑장대처' 충격 - 대전원자력연구소에서 80리터의 방사능 물질이 누출됐는데도 연구소 측은 한 달 가량 이 사실을 은폐해 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방사능 누출 사실은 민주노동당이 익명의 제보를 받고 사실확인에 착수하면서 그 전모가 밝혀지게 됐다.

민주노동당은 8일 조승수 의원실과 당 정책위원회가 지난 6월 말경 이와 관련된 정보를 입수하고 그동안 확인 작업을 진행해 온 결과 누출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민노당의 조사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3일 사이(1주일)에 이뤄진 대전 원자력연구소의 중수 누출 사고는 대전 대덕연구소 내에 위치한 한국원자력연구소가 현재 설치 운영 중인 연구용 핵(核)시설(이하 하나로)에서 방사능 물질인 '삼중수소'가 함유된 중수 50리터가 대기중으로 누출된 것이다.

이번 조사과정에서 민노당은 원자력안전기술원,원자력 연구소,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 위원, 과기부 등에 대한 방문조사 등 다양한 확인작업을 거쳐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확인 결과 최초 중수 누출 징후가 포착된 후 원자로가 가동 중지된 지난 5월 3일까지 1주일간에 걸쳐 중수 82리터가 누출됐고, 당시 대전원자력연구소 측은 이중 32리터를 회수하는데 그쳐 방사능 물질이 포함된 50리터의 중수는 대기 중으로 무단 방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익명의 제보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자 민노당은 원자력연구소를 포함한 국가 핵(核)관리체계에 심각성을 지적하고, 아직도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핵 안전불감증'문제를 거듭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민노당은 '아무리 소량의 방사능 물질이 누출되었다하더라도 중수가 누출되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관련 부처(과기부)의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중수 누출지역이 140만의 인구가 살고있는 대형도시였다는 점에서 자칫 대형사고의 유발 가능성을 지적했다.

또 이번 사고의 근본적 문제는 관련부서의 부실한 업무관리체계 및 '안전불감증'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앞으로 또 다른 사고의 발생위험 방지를 위해 대건원자력연구소 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핵 발전시설에 대한 종합적인 안전 관리 및 규제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민노당은 방사능 물질 제보확인과정에서 한국원자력연구소 하나로 원자로에는 공기중 삼중수소의 농도를 연속적으로 감시할 설비가 전무하다는 점과 방사능 누출시를 대비한 '방사능비상계획구역'"이 설정되지 않은 점 등을 새롭게 확인하고, 이 문제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대책마련을 촉구해 나갈 방침이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