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대통령 발언 엇갈린 반응 나타내 - 신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 노무현대통령은 18일 지금의 정치상황은 '국민투표'를 약속했던 당시와 많이 다르고 이미 여야가 합의한 사항인 만큼 다시 번복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또 노 대통령은 이제 남은 문제는 국회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제 남은 문제는 국회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야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사뭇 엇갈리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또다시 전면 대립양상으로 치달았다. 
 
열린우리당은 집권 여당임을 감안한 듯,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행정수도 이전 계획은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강행 발언을 지원하고 나섰다.

열린당은 또 여야 합의를 거쳐 이미 입법까지 마친 사안을 '국민투표'에 붙인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한나라당의 '천도' 주장 역시 새로운 지역주의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노무현대통령이 약 1년반 전에 약속한 국민투표실시를 번복한 것은 대통령이 한 입으로 두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약속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또 '국가적 대사인 행정수도 건설은 국민의 참여와 합의가 선결조건'임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자신의 입으로 말한 국민투표를 대통령이 지키지 않는다면 앞으로 무슨 말을 한들 국민들이 믿을 수 있겠느냐며, 대통령은 좀더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은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국민투표 실시 논란으로 확대된 것은 정치권이 대선전략에 몰두해 졸속처리 한 결과라고 비판하고, 16대 국회와 당시의 여야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은 특히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지난 16대 국회에서 신행정수도건설 특별조치법을 통과시킬 당시 단 한번의 공청회조차 갖지 않았고, 법안에 대한 심의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정쟁수단으로 이용하기에만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야당의 신행정수도 이전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대통령 흔들기의 저의도 감춰져 있다고 지적해 앞으로 신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병희 기자 by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