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동지회, 中國은 국제적 지탄 대상.. 北韓은 '인민사랑' 실천 먼저 - 외교통상부가 지난 3월 이후 지린성 투먼시 탈북자수용소에서 한국행을 요구하며 농성해왔던 탈북자 7명이 최근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밝힌 것과 관련, 탈북자동지회(이하 동지회)는 17일 "남북이 화해와 협력을 외치고 있을 때 탈북자들은 또 짐승처럼 북한으로 끌려갔다"며 정부의 안이한 대처에 강한 분노를 표시했다.

탈북자 동지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남.북.해외 동포가 참가한 "6.15공동선언 발표 4돌 기념 우리민족대회"가 열리고,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6.15 정상회담의 성과를 말하며 남북의 화해협력을 외칠 때 우리는 또 비참한 소식을 들어야 했다며 애뜻한 심경을 토로했다.

동지회는 이들 탈북자들의 동향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은 지난 3월이었고, 당시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미 언론보도로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고 우리 정부가 중국 정부와 교섭에 들어갔기 때문에 (탈북자들의) 강제송환 위기는 면할 것으로 보인다'며 '외교력을 동원해 북한 강제송환을 막겠다'고 했지만 우리 정부가 만들어낸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동지회는 탈북자들이 '북한의 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자유의사를 밝혀 북한으로 보냈다'는 중국 정부의 전달 내용은 신뢰성이 없고, 투먼수용소에서 한국 행을 요구하며 농성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진 탈북자들은 목숨까지 위태로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리빈 주한 중국 대사가 한국 외교부에서 '최근에는 반체제 인사가 아니면 탈북자들이 북송된 후 처벌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며, 한국으로 가려다 체포된 탈북자들은 여전히 가혹한 처벌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탈북자동지회는 또 우리 정부가 투먼수용소에 갇혀 있던 탈북자 7인이 지난달 13일에 송환됐다는 언론보도(6월3일)가 발표돼도 '그런 사실이 없다... 오보(誤報)'라는 등의 답변으로 일관한 우리정부의 처사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관행임을 강조했다.

이어 동지회는 우리 정부가 좀더 적극성을 갖고 이 문제에 대처했다면 이들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탈북자들이 감옥에서 목숨을 걸고 '한국행'을 외치고 있을 때, 두려움에 떨며 북한 땅으로 끌려가고 있을 때, 우리 정부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성명에서는 또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54개 이사국들이 지난 15일 북한인권실태를 조사할 특별 보고관 설치를 주요 골자로 한 유엔인권위의 대북 결의안을 승인했을 때 한국은 또 기권을 했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우리는 하나'라는 구호, 남북화해와 협력은 도대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동지회는 특히 2천3백만 북한 인민들과 수십만의 탈북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진행되고 있는 남북 화해와 협력관계는 탈북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탈북자동지회는 중국 정부가 김정일 독재정권과 인권탄압에 대한 협조를 단절하지 못하는 한 '국제사회의 지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북한 역시 '반미(反美)를 외치기에 앞서 "인민에 대한 사랑"을 먼저 실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병희 기자 by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