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 결과 따라 향후 정국운영에 상당한 영향 미칠 듯 - 광역단체장 4명을 포함한 6.5 재보궐 선거는 유권자들의 차디찬 냉대속에 투표를 마감했다. 중앙선관위가 오후 8시 현재 잠정집계한 최종 투표율은 전국 평균 28.3%에 그쳐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냉혹함이 또한번 반영됐다.

지난 4.15 총선 당시 전국 평균 투표율을 60%를 넘는 수준에 비하면 이번 지방일꾼을 뽑은 재보궐 선거는 기대이하의 투표율로 기록되고 있다.

이같은 투표율 저조현상은 우선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주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투표일이 토요일이었고 주 5일제 근무 사업장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다. 여기에다 농번기까지 겹쳐 유권자들이 재보권 선거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과 총선 후 정치권의 혼란스러운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선관위는 이번 재보권 선거일이 토요일이라는 점을 감안, 평소 투표마감 시간을 두시간 늘리는 등 일찍부터 투표율 제고에 나섰지만 유권자들의 표심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중앙선관위가 투표마감 1시간 전인 오후 7시에 집계한 전국 투표율을 보면 가장 높은 지역의 투표율이 강원도로 49.2%를 기록했고, 제주 41.7%, 전남 32.4, 부산 29.1%, 경남 28.5, 인천 13% 순이었다.

투표율이 이처럼 저조하게 마감되자 정치권의 각 당은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은 당초 높은 투표율이 나타나기를 기대했지만 예상외의 투표율을 기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최선을 다한 만큼 최종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열린우리당은 당초 부산이나 경남 등에서 1개의 단체장 확보를 기대했었지만,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당 지도부의 책임론까지 일어날 조짐이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유권자들의 투표율 저조현상이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부산.경남에서의 압승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러나 한나라당 역시 최종 득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지방일꾼을 뽑는 6.5 재보궐 선거에서의 투표율 저조 현상이 나타나 것은 선거가 막판에 들어서면서 일부 정당 지도부와 후보들이 지역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데 그 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나라당은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예상외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군소정당으로 17대 국회에서 처음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한 민주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열세를 예측하면서도 기대이상의 선전에 희망을 걸고 있고, 민주당 역시 4곳의 광역단체장 중 전남지사 만큼은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기대하며 최종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한편 이날 실시된 재보권 선거는 정치권에 있어 상당한 의미가 담긴 선거였다는 점에서 향후 국정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 선거는 특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16대 국회의 탄핵안이 지난달 14일 헌법재판소의 '기각'선고가 내려진 후 처음 실시됐다는 점과,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거대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을 누르고 압승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선거에서의 유권자들의 냉혹한 심판은 정치권에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