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高총리 공로 높이 평가
고건 총리의 사표로 청와대의 소폭개각 계획은 일단 내달 중순이후로 연기됐다. 고 총리는 총리직을 떠나는 순간까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각료 제청권을 단호히 거부했다.

이에따라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추후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고 총리의 굳은 처신에 높은 경의를 표했다.

이처럼 고 총리의 사표로 조기 개각 계획이 완전 무산됨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은 차기 총리 카드로 김혁규 전 경남지사 내정을 더욱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 대통령은 17대 국회 개원이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에 국회 개원 전에 김 전 지사의 내정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노 대통령의 이같은 움직임은 17대 국회가 개원되면 바로 김 전지사에 대한 국회 인준 절차를 거치고, 새 총리가 임명된후 각료 제청권을 행사하는 기본 계획안을 그 토대로 하고 있다. 

그러나 원내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벌써부터 김 전 지사의 '도덕성'을 문제삼으며 강력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민주노동당 역시 공식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새 총리가 임명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가로놓여 있다.

만일 노 대통령이 지금처럼 '김혁규총리카드'을 강행할 경우 한나라당은 물론 민노당의 반대 여론에 부딪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총리 인준이 늦어질 경우 노 대통령이 계획하고 있는 6월말 개각에는 또다른 변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입각 대상자에 올랐던 열린우리당 인사들 역시 고건 총리의 사표에 당황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입각설이 불거지면서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전 원내대표의 갈등설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당사자들에게는 상당한 심적인 부담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한편 고건 총리가 총리직을 떠난 것에 대한 여야의 평가는 긍정적이었지만 그 내용은 다소 엇갈렸다. 열린우리당은 "고건 총리가 초대총리로서 원할한 국정개혁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강조하고 특히 "대통령직무권한대행 시절 혼란한 사회를 안정적으로 잘 이끌어 온 것"을 높이 평가했다.

한나라당도 고건 총리의 변함없는 소신과 경의를 표하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을 높이 추켜세웠다.

권혁철.한병희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