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우리당, '정치부패' 책임회피 의도  
정치권이 설 연휴 벽두부터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총선후 개헌 주장'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은 25일에도 "총선후 개헌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정치부패의 책임을 "대통령제에 돌리려는 술수"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분권형 대통령제를 앞장서 주장했던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당론으로 정해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같은 한나라당의 '개헌' 방침은 앞으로 남은 4년동안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개헌론에는 3당이 모두 긍정적 입장으로 검토되고 있어 과거 어느 때 보다 상당히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개헌론은 정략적이라는 여론의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반대 당론도 만만치 않아 당론 수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또 민주당 역시 한나라당이 지금 불쑥 개헌론을 꺼내는 것은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며 일단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17대 총선 뒤 책임총리제 실시와 2006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은 민주당의 공약이지만 지금은 개헌론 보다 부패청산과 민생 안정, 정치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정치부패의 근본적 원인을 대통령제에서 찾으려는 것은 책임을 호도하려는 정략적 술수라고 맞서고 있다.

열린당은 선거 이슈로 민생안정을 말해야 할 시기에 개헌을 쟁점화하는 것은 국가지도자로서의 자세가 아니다 라며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를 비난했다.

이에 반해 자민련은 정치부패의 근원적 원인이 정치권력 구조에 있다며 개헌론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개헌문제를 당리당략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은 총선후 '분권형 개헌론' 추진을 현 정권의 견제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는데 반해 열린우리당은 '정치부패의 책임을 호도하려는 정략적 술수'라고 맞서고 있어 정치권의 공방은 극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번 총선에서 야3당과 열린우리당이 서로 어느정도의 의석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분권형 개헌론'은 그 생사를 달리하게 돼 정치권의 공방은 4.15총선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