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金총재, 내각제로 승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내달 중 임시국회를 열어 불법 대선자금과 노무현 대통령 관련 비리 의혹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키로 합의함에 따라 정치권이 새로운 기류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청문회 개최 합의는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민주당 유용태 원내대표는 20일 대구에서 열린 상임중앙위원회 회의에서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와 19일 저녁 만나 청문회 개최에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며 "구체적인 일정과 대상 등에 관해서는 양당간 실무적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상에는 노 대통령 캠프의 불법 대선자금 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 문제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홍사덕 총무도 "검찰이 4대 그룹 수사에서 한나라당만 집중 조사하고, 노 후보캠프에 대해서는 수사를 제대로 한 것이 없다"면서 "한나라당 대선자금을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민주당 주장에도 무조건 좋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당은 아직 구체적 일정과 대상에 대해 실무협의를 거쳐야하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청문회 실시에 대한 원칙적으로 합의를 이미 본 상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청문회 실시가 4.15총선에 상당한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17대 총선에서 내각제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고 "반드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용산기지 이전 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당론을 모아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통 보수정당으로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자민련 김 총재가 총선을 대비해 이같은 공약을 미리 선포한 것은 정치권과 현정권에 적지않은 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 선언이다.

특히 김 총재는 청와대의 자주외교론은 "시대착오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한반도에서 남북관계가 안정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할 때 까지는 주한미군의 이동"을 반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라크 파병도 서둘러 이라크 새 정부가 수립되는 오는 6월 이전에는 "파병이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하고,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내각책임제의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김 총재는 경제회생을 위해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 정치인은 철저히 수사해 처벌하되 기업인은 선처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선거자금을 확인하는 선에서 수사를 조기에 종결하고 경제현장으로 복귀시켜한다"고 말했다.

또 대선자금에 대한 특검 도입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불법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을 경우 사퇴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치권의 이같은 분주한 움직임은 결국 4.15총선 정국과 맞물려 펼쳐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각 당마다 나름대로의 총선구도를 제시하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번 17대 총선은 그야말로 팽팽한 대립과 긴장속에 치러질 전망이다.

김재경 기자 kj060909@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