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관 10여명 출마설 놓고 공방 치열
정치권이 설 연휴를 앞두고 귀향활동에 들어가 지역구 '민심(民心)'잡기에 들어간 가운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방송기자 초청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에게 10여명의 고위공직자의총선출마를 요청했다"고 밝혔고,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이에 대해 "국정을 팽개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홍일 의원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득권을 버리고 당을 떠나 정치인으로서 진솔한 모습으로 평가를 받고 싶어 자신의 지역구인 목포에서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최근 당이 처한 어려운 사정을 십분 이해하며 무소속 출마 결정을 당이 받아들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의 측근은 "당내에서 호남물갈이론과 김 의원의 거취에 대한 논란이 제기됨에 따라 김 의원이 당 지도부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의 민주당 탈당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무관하게 이뤄진 것임을 강조했으며 김영환 대변인은 "김홍일 의원의 충정과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조순형 대표의 대구지역 출마선언한데 이어 한화갑 전 대표도 설 연휴 이후에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겠다면서 민주당의 발전적 미래를 위한 방법에 중지를 모으겠다고 말해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옮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방송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선에서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 김진표 부총리 등 장.차관 10여명이 출마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지난 일요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노 대통령의 만찬 전 자신이 노 대통령과 독대를 했을 때 당에서 필요로 하는 인사들을 대통령에게 요구했다며 강금실 법무장관과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 권기홍, 노동부 장관, 한명숙 환경부 장관,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등도 이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입당 시기에 대해 총선 전 입당이 바람직하며 특히 3월이면 너무 늦다고 말해 다음달 중으로 입당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 최병렬대표는 조순형 민주당 대표의 대구 출마 선언과 관련, 파격적이지만 조 대표가 자신을 던짐으로써 수도권과 호남에서 표를 결집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대표는 선진국에는 이런 정치유형이 없다면서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 대표는 또 열린우리당의의 장차관 등 고위직 인사의 총선 차출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마치 선대본부장처럼 국정을 팽개치고 총선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비난했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