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0일 긴급전체위원회를 열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사전선거운동이라고 주장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선거법 위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에게 공명선거 협조요청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선관위는 노무현 대통령의 '총선 양강 구도' 발언이 선거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고 노 대통령에게 가장 낮은 제재조치인 '공명선거 협조요청' 조치를 결정했다.

특히 선관위는 발언자와 발언장소, 대상과 경위, 동기 등을 종합해 볼 때 노 대통령의 발언이 사전선거 운동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대통령이라는 신분과 총선을 앞둔 시기라는 점에서 선거에 관여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해석했다.

선관위가 현직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제재조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함께 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경남도민과의 대화에서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이 지역발전예산을 따냈다고 말한 것은 총선 입후보예정자를 거명해 칭찬한 것이므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으로 비추어 질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노 대통령에게 앞으로 이같은 발언을 유념해 줄 것도 요청했다.

한편 선관위 한 관계자는 공명선거 협조요청에 대해 "앞으로 대통령이 발언할 때는 이런 점을 유념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정희 기자 j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