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검찰의 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 결과를 둘러싸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직접 조사와 함께 전모 공개를 주장하고 있고, 열린우리당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부패 척결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맞서는 등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측근 비리 수사 결과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고 국민 앞에 모든 전모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30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측근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만큼 대통령이 직접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며 이제 모든 전모를 국민앞에 공개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최 대표는 또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거론하며 "노 대통령이 측근비리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던 것이 드러난 만큼 향후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중대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사무총장은 한발 더 나아가 "노 대통령이 더 이상 대통령직을 유지한다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게 민주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등 공세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검찰 수사결과 측근비리 개입이 확인돼 도덕성에 치명적 상처를 입은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주장하고 "이제 국민은 실정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대통령을 대하게 됐다"면서 "노 대통령은 이제라도 진실을 고백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은 "검찰이 비록 대통령에 대해 형사소추는 하지 않더라도 불법자금의 공범인지 여부는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국회에서 심각한 분위기 속에 의원총회를 열어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여야를 막론한 정치부패 척결의 계기가 돼야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열린우리당 정동채 홍보 위원장은 "검찰이 대통령 주변을 샅샅이 뒤진 만큼 이제 편파 수사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라며, 대통령 스스로 고초를 겪으면서 검찰의 중립성을 보장한 만큼 검찰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 비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채 위원장은 또 29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원기 의장 등 당 중진 의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도 이같은 입장이 확인됐다"면서 "대통령에 대해서도 법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한점 의혹을 남기지 말고 수사해야 한다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했다.

김재경 기자 kj060909@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