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나라당 이재오사무총장>

노무현 대통령의 이른바 '민주당 찍으면 한나라당 이익'발언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더욱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26일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노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하고 중앙선관위에도 조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비공개 자리에서 한 사적인 이야기를 빌미로 공세를 계속하는 것은 구태 정치라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이재오 사무총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총선 양강구도 발언과 관련해 노 대통령을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26일 중으로 선관위에 조사를 요청하고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날 비상대책위회의에서 "노 대통령의 발언은 명백한 불법 사전선거운동인 만큼 조만간 야 3당의 사무총장 회담을 소집해 공동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면서 "대통령이 한 마디 하고, 이에 대해 야당이 법적인 대응 밖에 할 수 없는 이런 식의 정국운영을 오래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해 강력한 대정부 투쟁 의지를 시사했다.

최병렬 대표도 상임운영위원회에서 "대통령에게 사담, 공담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법사위 등 관련 상임위를 열어 법무장관과 중앙선관위원장을 상대로 따지는 것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대처할 뜻"임을 밝혔다.

민주당도 이날 확대간부 회의를 열어 '민주당을 찍으면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것'이란 노무현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거당적으로 강력 대처키로 하고 우선 선관위에 고발키로 했다.

조순형 대표는 이와 관련해 오후에 유지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예방해 노 대통령의 발언이 사전선거운동임을 강조하고 고발방침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대통령에 대한 사과요구와, 검찰에 대한 고발 그리고 국회차원의 추궁, 지구당 규탄대회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순차적이고 다각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회의에서는 노 대통령의 발언은 "대통령 직분을 망각한 발언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을 한나라당 지지자들로 왜곡시키는 모욕이란 데 의견을 같이하고 대응방안을 당 지도부가 결정해 실행에 옮길 것"임을 경고했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