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한나라당>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1주년 행사장에서 '시민혁명' 발언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2일 야권은 "노 대통령을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고발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여권은 "발언의 진의를 왜곡하지 말라"며 맞섰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대선승리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말한 '시민혁명' 발언은 명백한 사전선거운동이라며 선관위에 조사를 의뢰한데 이어 "일부 각료와 청와대 참모들이 조직적으로 사전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사례를 모아 검찰에 정식으로 고발장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오 사무총장은 이날 "대통령이 앞장서 법을 어기는 상황에서 야당도 법 테두리를 넘어서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제는 정말 국민과 나라를 위해 야당의 길이 뭔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밝혔다.

박진 대변인은 비상대책위원회 브리핑을 통해 “노무현 정권의 총체적인 불법 사전선거운동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를 방치할 경우 내년 총선은 대통령이 앞장선 사상 초유의 불법 선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사전선거운동 사례로 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관여한 19건,우리당 인사를 매개로 한 15건,내각을 매개로 한 11건,친노 성향 단체를 매개로 한 22건 등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민주당도 "노 대통령이 총선승리에만 매달려 국정을 팽개치고 있다고 비난하고 대선자금 전모 공개와 사전선거운동 중지를 요구"했다.

조순형 대표는 상임중앙위 회의장에 노 대통령 저서인 '노무현이 만난 링컨'을 직접 가지고 들어왔다. 그는 책을 펴 보이며 링컨 대통령과 노 대통령의 리더십이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국민통합의 상징인 대통령이 국민의 한줌밖에 안 되는 지지자 모임에 참석,시민혁명 운운한 것은 정치 선동 이고 법치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언동"이라고 비판했다. 또 "링컨은 누구에게도 원한을 사지 않고 승자와 패자,남과 북을 사랑하며 국민의 상처를 꿰매는 데 힘썼다"며 "진짜 닮아야 할 것을 닮아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조 대표는 "민주당은 노 대통령의 그릇된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헌법과 법률이 국회에 부여한 모든 권한을 활용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은 "정치 개혁 완성을 위해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사전 선거운동 주장을 일축했다.

열린우리당도 지난해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국민들은 이를 선거혁명이라고 불렀다며 적극적 변화를 강조하는 의미에서 시민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옹호하고 나선 가운데 김원기 위원장은 "노무현 캠프의 선거운동은 가히 선거혁명이었다고 자부한다"고 주장했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