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앤문 그룹에 대한 수사가 측근 비리에서 여야 불법 대선 자금 수사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여택수 청와대 행정관과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외에 한나라당 인사들도 썬앤문으로부터 상당한 액수의 돈을 받은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대선 직전 썬앤문 그룹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가 있는 여택수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과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을 최근 직접 소환해 조사했으며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 행정관은 받은 돈을 영수증 처리는 안했지만 당에 전달했다고 주장했고, 신 전 부의장은 이를 고교 동문회에서 준 돈으로 알고 개인적으로 썼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한나라당 지구당 위원장 등 적어도 3∼4명이 썬앤문으로부터 각각 5천만 원이 안 되는 불법 자금을 수수한 단서도 포착됐다고 밝혀 검찰의 수사가 여야 정치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썬앤문 그룹의 감세 청탁과 관련해 "구속된 손영래 전 국세청장의 비서실 직원들로부터 민주당 박 모 의원이 손 전 청장과 여러 차례 직접 통화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감세 청탁과 관련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썬앤문 그룹 관련 의혹과 측근비리 등에 대해 "때가 되면 밝히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구속된 썬앤문 그룹 문병욱 회장과 친분이 있음도 밝혔다.

노 대통령이 이날 충북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문 회장에 대해 "서울에서 꽤 성공한 고등학교 후배로 알려져 있고 동창회 같은데 가면 열심히 활동하고 상당한 기여도 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표시는 문 회장을 이광재, 안희정씨 등 측근뿐 아니라 자신과 직접 알고 지냈음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또 문회장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은 것은 아니다"고 말함으로서 지난 대선 당시 문 회장이 당 시 노무현 캠프측에 얼마나 지원했는지가 새로운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