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연일 대선자금과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검찰 수사가 야당에만 집중되고 있다며 이는 야당을 파괴하기 위한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하고 장외 투쟁을 선언했다.

이재오 사무총장은 18일 "검찰이 특별당비를 낸 한나라당 당원들을 대상으로 계좌추적 등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당비를 낸 것도 죄가 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통장은 또 "최도술,이광재,양길승씨에 이어 여택수 청와대 행정관이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노 대통령이 측근들을 통해 대선자금을 받은 것은 포괄적 뇌물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오전 국회 의사당 앞에서 야당 파괴 정치공작 규탄대회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열고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뒤 거리 행진까지 펼치며 공세수위를 높이고 전국 지구당도 규탄대회를 갖기로 하는 등 장외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편파 수사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정동채 홍보위원장은 "여택수 청와대 행정관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오히려 대통령 측근에 대한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가 이뤄지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야당의 주장을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또 한나라당이 또다시 특검을 거론하고 나온 데 대해서는 대선자금 불법모금의 당사자가 자신들의 혐의를 놓고 특검을 추진한다는 것은 도둑이 자기에게 유리한 편파수사를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비난수위를 높였다.

열린우리당은 또 한나라당의 장외집회에 대해서도 억지주장으로 검찰을 흔들고 나라를 흔들려는 구태 정치를 즉각 중단하고 검찰의 수사에 무조건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노무현 대통령,열린우리당 모두를 비판하면서 독자적인 대선자금 특검법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조순형 대표는 18일 "불법 대선자금의 당사자인 한나라당이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형평성을 잃거나 미진할 경우 민주당이 마련한 대선자금 특검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청와대 여택수 행정관의 수천만원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는 정권의 도덕성 붕괴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주장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노 대통령의 10분의 1 발언이나 윤덕홍 교육부총리의 총선 출마 문제,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열린우리당 입당 등에 대해서도 추미애,김경재 의원과 유용태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일제히 원색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김재경 기자 kj060909@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