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재 신임을 묻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헌법 전문가들은 '국민투표'를 하는 것이 가장 신속하고 적절한 방법이라고 밝히고 있다.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인 이석연 변호사는 현행 헌법을 넓게 해석할 경우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그 근거로 "현행 '헌법 72조에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대통령이 측근 비리 등으로 불신 받은 것은 바로 국가안위와 관련된 문제에 해당된다고 해석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국민투표 법 49조에 따라 국민투표일 18일전까지 국민투표일과 국민투표안을 동시에 공고해 국민투표를 거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설명하면서 "국민 투표외 여론조사 등 다른 방법은 헌법이든 법률이든 어디에도 관련 조항이 없는 데다 적절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헌법학자들은 재 신임을 묻는 것이 국가안위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학설이 우세하다며 국민투표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편 대한변협은 대통령 거취가 국가안위의 중요한 정책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또 대내외 여건이 불안한 상태에서 재 신임을 묻겠다는 것은 국론만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인사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법률적으로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겠냐"며 "내년 총선이 신임여부를 가르게 될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결국 법조인들과 정치권. 학자들은 재 신임 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이 법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학설이 양분돼 있는 만큼 앞으로 국론 분열 등 상당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병희 기자 by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