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SK 비자금 수사를 둘러싸고 정치권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수사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거나 서로 상대방을 향해 대선 자금 공개를 요구하는 등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 출두를 소환을 통보 받은 최돈웅 의원은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한나라당은 검찰의 SK 비자금 수사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야당을 겨냥한 표적수사의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이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최병렬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삼간 채 앞으로 정치자금의 일대 혁신이 정치개혁의 핵심이라며 선거제도를 완벽한 선거공영제로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진 대변인은 검찰이 SK 비자금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지만 현대비자금 사건을 물타기 하거나 신당을 띄우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서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당 안팎에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선 당시 중앙당 후원회장을 맡았던 나오연 의원은 지난해 SK로부터 후원금을 받았지만 10억원 미만이며 모두 영수증을 발행한 합법적인 자금으로 확인됐다며 100억원 유입 설을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에 출두하도록 소환 통보를 받은 최돈웅 의원은 현재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과 관련 최 의원의 한 측근은 최 의원이 어제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통합신당 이상수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검찰에 나갈 것이라고 했다.

통합신당에서는 대선 자금 공개를 주장했고 민주당에서는 통합신당이 대선 자금에 책임이 있다면서 공세를 취하면서 통합신당의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은 "검찰의 SK비자금 수사를 계기로 정치권은 불법적인 정치자금 처리 내용을 국민 앞에 모두 공개하고 당국은 이를 철저히 밝혀 깨끗한 정치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기 주비위원장은 신당운영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한나라당이 이번 수사를 야당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로 한나라당은 즉각 검찰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주비위원장은 또 민주당이 SK 비자금과 관련해 온갖 얘기들로 신당을 공격하고 있는데 민주당 지도부는 대선 때 당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던 사람들로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으며, 이해찬 창당기획단장은 민주당이 SK비자금이 마치 신당창당자금으로 흘러든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 것은 완전한 음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선대위 총무본부장으로 활동했던 통합신당 이상수 의원이 대선자금 모금 과정과 용처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박상천 대표는 10일 당무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상수 의원이 지난해 말 대선 자금으로 기업들로부터 120억원을 모금했고 이 가운데 수십억 원이 남았다고 밝혔는데, 어째서 현재 당사 임대료 30여억원 이 연체될 만큼 당 재정상태가 악화됐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대표는 또 "기업들로부터 거액을 모금했으면서도 희망돼지저금통 모금운동은 왜 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부언했다.

민주당의 지난 대선 자금 실사를 벌이고 있는 노관규 당 예결위원장도 "지출과 관련된 3쪽 분량의 부실한 자료만을 받아 대선 자금 조성 경위 등에 대해 전혀 알 수가 없다"면서 "이상수 의원 등 관계자들이 해명해야한다"고 신당 쪽을 겨냥했다.

김경재 기자 kimkja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