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SK비자금 수사가 마침내 정치권에 '허리케인'으로 상륙했다. 지난 2000년 총선과 대선때 2백억 이상이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한 검찰이 내일부터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과 통합신당 이상수 의원,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내일부터 차례로 소환조사하기로 하면서 정치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판도라의 상자로 불리는 대선 자금에 대해 검찰이 이례적으로 새 정부 집권 초반에 칼날을 들이대면서 정치권이 적지 않게 충격을 휘말리면서 대응책마련에 부심해 하고 있는 모습이다.

통합신당은 이번 수사가 신당추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정치권 정화의 계기로 삼자며 자신들로 향하는 공세를 차단하고 나서는 한편 소환당사자인 이상수 의원은 "대선 직전에 두 차례에 걸쳐 중앙당 공식후원금으로, 상식적인 선에서 받았고 모두 영수증 처리를 해 전혀 문제가 안된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 의원은 또 "걱정들 할지 모르겠지만 누차 얘기했던 것처럼 대선 때 모든 후원금을 영수증 처리해서 문제없으며, SK도 상식적 수준의 돈 받아 영수증 처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야당에 대한 표적수사가 될 경우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방어막을 치고 나서면서 대선 자금 문제라면 현 지도부와는 상관이 없다 면서도 검찰 수사가 미칠 파장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홍사덕 원내총무는 "어려움 속에서 대선을 치렀던 야당보다는 거의 무소불위의 부정부패를 저질렀던 여당의 일들이 엄정하게 수사된다면 속속 드러날 것이다"이라면서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고, 최돈웅의원도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통합신당 쪽을 겨냥한 듯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박상천 대표은 "정치적 목적이나 의도 갖고 수사해선 안 된다며, 공정하고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의 이같은 사정여파와ㅣ 관련, 청와대 측은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소환된 데 대해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사실관계가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청와대는 최도술씨는 현재 청와대에 근무하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와 관련 청와대가 나사는 것을 바람직하지 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최근 관련 계좌추적 등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최도술씨가 SK로부터 지난해 대선 때 모 은행간부의 중개로 10억원 이상의 돈을 수수한 단서를 포착했으며, 지난주부터 담당검사와 수사관을 부산 현지에 파견해 출처와 사용처 등을 이미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은 최씨가 수수한 것으로 보이는 SK의 돈은 "당선축하금은 아니고, SK측은 최씨를 보고 돈을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민주당 이상수 의원과 달리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에 대해 출국 금지조치 한 배경에 대해서는 "죄질이 다르다"고 밝혀 개인비리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와관련 검찰 관계자는 "지난 총선때 구 여권의 현역의원 1명과 전직의원 1명이 SK에서 청탁과 함께 각각 20억원 정도씩을 받은 정황을 이미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어 검찰 수사의 여파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