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북유화정책에 별로 강경하지도 않았던 한나라당이 스스로 “강경태도(?)”를 유화적으로 변경하겠다고 대북정책 기조 근본적 재검토를 선언하였다.

김충환 공보부대표는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은 대북정책에 있어 원칙을 지키되 방향을 근본적으로 조정하는 노력을 해 나가려 한다”면서 “앞으로 업무협의 또는 교류협력 차원에서 당 소속 의원들이 평양, 개성, 금강산을 방문케 하는 등 다양한 대북활동을 허용하고 적극 장려하는 쪽으로 당의 방침을 조정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형근 최고위원도 MBC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와 관련해 “필요하면 우리도 (평화협정에) 반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이라면서 “북미수교 문제만 하더라도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오는 기회라면 찬성하지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변화하는 여러 (한반도) 정세에 대해 한나라당만 홀로 서서 반대한다든지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통외통위 소속 박진 의원도 12일 의총에서 “지금은 한나라당이 대북 문제에 있어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 때”라며 “이제 한나라당은 남북관계 있어 ‘발목 잡는 정당’이 아닌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가는 정당’으로 변해야 한다. 그래야지만 급변하는 시대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북한이 핵시설 폐쇄 및 봉인에 이어 불능화와 폐기의 수순을 밟아나갈 경우 대규모 대북 지원을 포함한 진취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 ‘파격적인’방안도 제안했다.

이에 격분한 한나라당 애국의원인 김용갑 의원은 13일 당의 대북정책 기조 근본적 재검토방침과 관련 “한나라당은 북풍(北風)에 떨지 말고, 한나라당 집권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더 이상 실망을 줘서는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북한은 핵실험 한방으로 그야말로 꽃놀이패를 즐기고 있고, 한나라당은 북풍에 흔들리고 벌써부터 내부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기회주의적이고 눈치나 보는 보수성향의 의원들이 앞장서 ‘한나라당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한 발짝 더 앞장서야 한다.’며 급진적인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북풍에 한나라당이 떨고 있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기회주의적이고 눈치나 보는 보수성향의 의원들이 앞장서서 한나라당이 친북좌파 정당보다 더 많은 경제지원, 남북정상회담개최 촉구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한 발 더 앞장서야 된다며 한나라당 대북정책의 급진적인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며 “김정일이나 친북좌파가 의도하는 대로 한나라당이 내부에서부터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밝힌 뒤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이 지적한 북풍이란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핵전쟁이 난다"고 한 전쟁협박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전쟁협박은 범여권 측에서 추진하는 남북합작 공작의 일환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실, 2.13 북핵 합의가 발표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는 북한이 달라는 대로 다 주고 문제를 해결해도 남는 장사"라고 하더니,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총알 같이 평양에 가서 쌀 40만 톤과 비료 30만 톤을 주기로 하고 북측의 비위를 맞춰 가면서 수상한 귓속말을 나누고 왔다.

곧 이어 총리를 지낸 이해찬 대통령 특보가 평양과 북경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이는 이해찬은 부인하고 있지만,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장관급 접촉에 이은 고위급 접촉으로 보아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사태추이 속에서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좌익세력들이 유도하는 방향으로 도살장 소몰이 식으로 이끌려가는 한나라당의 행태가 심히 우려스럽다.

최근 각종 매체에서 김용갑 의원을 “유일한 수구 아이콘”이라는 식으로 내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의원은 준엄한 시류진단을 내리는 반해, 스스로 길을 찾지 못하고 범여권 좌익세력들이 유도하는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한나라당의 모습에서 국민들의 우려는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