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여! 어부지리를 탐하는가.
중도라니!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조작된 여론에 편승하고자 중도라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폄하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대가 진정 우파가 아닌 중도인가, 아니면 친김정일적인 뻐꾸기 우파인가.
원희룡, 남경필, 고진화와 대립하는 장면을 본적이 없는데, 어쩌면 좌익이란 말인가.

어쨌든, 내가 우매하여, 당신이 우파임에도 시류를 따르고자 무슨 생각이 있어서 중도라고 발언하였다고 착각했다는 전제 하에,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노라.

당신은 스위스, 오스트리아가 영세중립국임에도 불구하고, 왜 NATO동맹국인지 생각해보았는가.
당신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같은 구소련에서 독립한 발트3국이 왜 중립을 지키지 않고 NATO에 가입하였는지 생각해보았는가.
당신은 왜 폴란드가 독일주둔 미군이 옮겨와 줄 것을 주장하는지 생각해보았는가.

그 답은, “앙숙적 대립은 종속적 중립보다는 우월”하기 때문이다.

스위스, 오스트리아는 아무리 중립이라고 기회주의적으로 선언해봐야 그들의 체제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공산주의이기 때문에 NATO에 가입한 것이다.
이왕이면 중립이라는 상징적 보호막에다 NATO라는 실질적 방패를 동시에 가진다고 누가 뭐라던가.

발트3국의 경우, 중립은 독립과 모순되기 때문이다.
발트3국이 서유럽으로부터 독립한 것이 아니다. 발트3국은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것이다.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하였으므로, 구소련의 후신인 러시아의 지배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독립이 중립으로 지켜낼 수 없기 때문에 대립을 택하였고, 대립을 강화하기 위하여 NATO에 가입한 것이다

폴란드는 독일, 러시아 사이의 길목국가로서 역사적으로 당한 수모도 많았지만, 궁극적으로 중립이 아닌 대립이 전쟁을 억제하고 자주권을 확보한다는 의미에서 이다.
공산권에서 자유화하였다는 것은 공산종주국인 소련과 등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소련과 등지고 어떻게 중립으로 나라의 안위를 보존하겠는가.
당연히 소련 그리고 그 후신인 러시아와 대립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자주”인 것이다.
그 대립에 의한 자주권을 강화하려고 아예 독일에서 여론이 나쁜 미군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중립은 이기는 자에게 복종하겠다는 종속적 의미를 내포한다.
“이기는 소 우리소, 지는 소 니네소”,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식으로 낙관적으로 볼 수 있을지 모르나, 대립세력간의 승패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아무런 당사자 적격이 없다.
즉, 중립은 당사자임을 포기고 제3자를 택하는, 스스로 싸우지 않고 패배를 자인한 노예적 사냥감 같은 발상이다.

그러나, 대립은 이기겠다는 의지로 상대방에 반대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즉, 싸워서 이기고 지면 죽겠다는 승리를 갈구하는 능동적 사냥꾼 발상이다.
따라서 패배하기 전까지의 자주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패배는 쉽게 안 온다.

승자는 대립에서 결정되지 중립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어부지리(漁父之利)에서 어부는 중립이 아닌 사냥꾼이었음을 상기하여야 할 것이다.

동남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