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과거전력 들추기는 '색깔론' 반박 - 대통령직속 기관인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간첩혐의로 복역한 사람들이 조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과 관련, 한나라당은 16일 '전.현직 군 수뇌부가 간첩에게 조사받는 이상한나라가 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군사기밀자료를 북한 공작조직에 넘겨주고 공작금을 받은 혐의(간첩)로 4년간을 복역한 사람 등이 전직 국방부 장관 등 군 고위직 인사들 다수를 조사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 조사관들은 "대한민국 국가체제에 도전 하다가 한결같이 장기간 만기복무를 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한나라당은 심각한 우려를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의문사위의 소환 대상자에는 현직 기무사령관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군에 대한 모든 정보가 매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는 상황이다. 

배용수 수석부대변인은 의문사위의 이같은 인적 구성 및 조사관 활동에 대해 "참으로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면서 "이것은 의문사위가 합리적이고 중립적인 인물을 조사관으로 채용하지 않고 자신들 코드에 맞춘 결과를 반증하는 것이며, 이런 인사들이 조사를 담당 했으니 '간첩이 민주인사로 둔갑'한 것"아니냐고 강력 비난했다. 
 
배 수석부대변인은 또 "아직 남북대치상황에 있는 나라에서 간첩이었던 사람이 군 정보 최고 책임자를 소환하고 군 수뇌부를 조사하게 했다는 것은 나라가 비정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 고위인사가 군장성들에게 북한에 대한 사병들의 정신무장을 사실상 해제케 하라는 주문과 함께 이는 정부가 군의 사기를 짓밟는 행위"로 단정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노무현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와 여당이 하는 일에 기준이 없다면서, 이는 곧 나라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에 대한 모든 문제의 원인은 노무현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또 "나라가 있는 의문사조사, 나라가 있는 자주외교, 나라가 있는 국방백서, 나라가 있는 과거청산, 나라가 있는 이념개방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나라당의 이같은 의문사위와 현 정부의 비판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제3기 의문사위원회 구성에도 한나라당이 반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의문사위원회의 활동이 관련법을 어기거나 잘못된 활동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몇몇 인사의 과거 전력을 들추는 '색깔론'으로 과거청산 활동에 딴지를 걸고 있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특히 민노당은 "무슨 일만 생기면 반사적으로 들이대는 한나라당의 색깔론은 습관적으로 재발하는 치유불능의 고질병"이라면서 과거전력을 이유로 "국가기관 곳곳에 침투해 나라의 근본을 흔들려는 세력을 밝혀내고 앞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한나라당내에도 꽤 많은 '세력'이 '침투'해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병희 기자 by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