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공격'성 발언은 금물.. 與野 '헌재'결정 차분히 기다려야 - 12일 169명의 청구인단 명의로 헌법재판소에 제출된 신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위헌법률심사제청'은 13일 부로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이에따라 헌법재판소는 앞으로 180일 이내에 신행정수도 특별법에 대한 적부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이런 가운데 여야 정치권은 12일에 이어 이날도 서로 책임론을 거론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계속했다.

열린우리당은 청구인단의 법률대리인단중 한사람인 이석연 변호사에 "정치적 의도 없는 공익소송이라니.. 한나라당의 의도를 달성하기 위한 '당익소송'아니냐.. 변호사는 좀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당은 특히 그동안 이 변호사가 한나라당의 주장을 앞장서서 실천해 온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병역비리 은폐의혹과 관련해 김대업의 폭로를 '방조'한 사람들까지도 문책하라는 이례적인 요구를 한 사람은 바로 이 변호사라고 비판했다. 

김형식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변호사는 시민단체 출신이면서 한나라당에게 불리했던 낙천낙선운동을 앞장서서 반대한 사례가 있고,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와 함께 재신임 국민투표 관철의 선봉에 섰다"고 강조했다.

김 부대변인은 또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겠다'고 발표한 직후 이 변호사는 "재신임 국민투표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대통령 탄핵소추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 마지막 순간까지 이 변호사의 주장은 한나라당의 당론과 같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대통령이 아무리 평지풍파를 꾀해도 소용없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한나라당은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정쟁으로 가는 것을 원하지도 않고, 방치할 생각도 없다"고 맞섰다.

특히 한나라당은 노무현대통령이 모든 진행절차를 중단하고 '충분한 공론화'를 선언하기만 하면 '정쟁'도 '국론분열'도 사라지고 상생정치가 꽃피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600년이 넘는 수도이전' 사업은 단군이래 가장 큰 대역사로 노무현 대통령은 문제제기에서부터 공론화의 장 마련까지만 제대로 해도 역사적 대업을 이루게 되는 것인데, 노 대통령은 최근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과도한 발언과 '억지소리'만 연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아무리 야당과 비판언론에 대한 공격의 수준을 높인다해도 결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는 없다"면서 "소모적 논쟁을 하기보다 타당성 재검토를 통한 민주적 해결 방식"을 택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은 신행정수도 인전과 관련, 지난 9일과 8일 이후 아직까지 공식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대통령의 8일 인천지역방문자리에서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2일 169명의 청구인단 명의로 제출된 신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위헌법률심사 제청후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특정인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서슴치 않아 자칫 공방의 흐름이 개인에 대한 비방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또 한나라당 역시 "이번 문제가 정쟁으로 발전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국론분열' 운운"하는 것은 '책임전가'식 당론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