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자들은 실무자일 뿐.. '선처호소'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는 최근 불법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 모든 책임은 대선 후보였던 자신에게  있고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감옥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전 총재는 자신의 한 몸을 던져 불행한 과거와의 단절을 이루어내는 것이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소명이라고 밝혔다. 
 
9일 기자회견을 가진 이 전 총재는 작년 12월 15일 대국민 사과에 이어 이날도 "대선자금 문제는 자신이 지시한 일이며, 설혹 몰랐던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총체적 지휘의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또다시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검찰의 관련자 구속 등에 대해 이들은 실무자나 전달자에 불과하며, 근본적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관련자들에 대한 폭넓은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이 전 총재는 검찰이 대선후보였던 자신과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총선 이후로 연기한다고 결정한 것은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내재돼 있는 만큼 매우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하고 수사의 전과정 역시 공정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특히 그는 5대그룹의 경우 검찰이 지난 5개월 동안 수사한 결과가 '700대 36'이라면 이것을 과연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했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전제한 뒤, 그것도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당일에 와서야 30억원이 새로 발견되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이 전총재는 법과 원칙이 바로 선 제대로 된 나라를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은 대통령후보가 되었으나, 결국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참담한 심경을 거듭 밝혔다.

또 개인적으로는 참담한 심정이지만 오히려 이 상황에서 제 몸을 던져 불행한 과거와의 단절을 이루어내는 일이 자신에게 남아있는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물론 노 대통령 역시 불법 대선 자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하고, 자신은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감옥에 갈 것이며 노 대통령은 대의(大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