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한나라당이 최병렬 대표의 사퇴를 두고 구당모임에 대항해 영남권 의원들이 독자 세력화에 나서면서 내분사태가 세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일단 양측이 비상대책위을 구성하기로 하는 등 극적 합의를 도출,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당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소장파에 맞서 원로 중심의 영남권 의원 40여명이 독자적인 모임을 갖고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구당모임 의원들이 최대표의 명예로운 퇴진을 검토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서면서 타협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최 대표의 거취를 놓고 약2시간 가까이 격론이 오간 끝에 최 대표 스스로 퇴진 문제를 결정하도록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고, 최 대표의 리더십이 한계에 봉착한 만큼 지도체제 개편이 불가피하더라도 총선을 불과 50여일 앞두고 지도부가 와해되면 당이 깨질 수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소장파가 요구한 조기 전당대회 추진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대신 선대위체제로의 조기 전환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양측이 일단 합의했다.

영남권의 안택수 의원은 "또 다른 당원 다툼이 우려되기 때문에 전당대회보다는 의원총회를 여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 대표의 즉각적인 퇴진과 조기 전대 개최를 요구한 구당 모임도 강경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섰지만 권영세 의원은 "정치적 퇴진에 대한 입장은 똑같지만 명예로운 퇴진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영남권 의원들도 최대표의 2선 후퇴를 인정하고 비상대책위 구성에 공감한 이상 최 대표가 스스로의 거취를 결정할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하고 비대위 구성 문제를 합의했다.

최대표의 즉각 퇴진과 임시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구성을 주장했던 구당모임이 유연한 입장을 보이면서 당 내분사태는 세 대결 구도 속에 타협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나라, 당 내분 양상 ‘激化一路’
조기 전당대회VS조기 선대위로 맞서

<1신>17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내분사태가 본격 세대결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영남권 의원들이 최병렬 대표 구하기에 나서 주목된다.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일부 의원들이 총선전 전당대회 반대를 주장하며 세력화에 나섰지만 최 대표는 외부와의 연락을 모두 끊은 채 지방여행길에 올랐다.

19일 이방호 김용갑 나오연 이주영 의원 등 영남권 의원 33명은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 모임을 갖고 총선전 전당대회 반대와 조기 선대위 발족을 결의했다.

이들은 선대위가 전권을 갖고 총선을 지휘하고 최 대표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 대표의 리더십이 한계에 봉착한 만큼 지도체제 개편이 불가피하지만, 최 대표에게 명예로운 퇴진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최대표의 한 측근은 총선을 불과 50여일 앞두고 전당대회를 소집하고 아무런 대안 없이 최 대표를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당을 깨트리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당 모임' 역시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임시전당대회 소집을 위한 실무절차를 논의하기로 해 자칫 분열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구당모임'은 영남권 의원들이 반대 세력화를 꾀함에 따라 이날 전체회의에서 최대한 세력을 결집해 기선을 제압하겠다며 숫자 늘리기에 주력하기로 했다.

원희룡 의원은 상임운영위원회에서 "임시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고 개혁공천을 이뤄낸다면 한나라당은 다시 소생할 수 있다"며 최대표의 용퇴를 거듭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최 대표는 18일 밤 측근들과의 논의를 통해 조기에 총선 대책위원회를 발족시켜 전권을 부여하고 자신은 2선으로 물러나 후견인 역할을 하는 방안을 집중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