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7일 당이 직면한 위기의 본질은 "불법대선자금에서 비롯됐다"며 "이회창 전 총재가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 대표는 서청원 전대표의 석방결의안 가결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하고 "정치부패의 사슬을 끊겠다"고 말해 비리 연루 의원에 대한 공천배제를 시사했다.

최 대표는 1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한나라당 위기의 본질은 대선 불법자금이라고 단정했다.

또 그는 불법 대선자금 중심에 이 전 총재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국민의 상식이라며 당이 불법자금의 족쇄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이 전 총재가 도와줘야 한다"며 결단을 촉구했다.

최 대표는 또 "당사와 연수원을 팔아 불법 대선자금을 갚을 것"이며 "이날부터 중앙당의 대표실을 폐쇄하고 국회에서 업무를 보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최 대표는 정치적 입지에 추호도 연연해하지 않겠다며 "자신의 거취는 공천심사위원회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의 이같은 구상에 대해 한나라당 초재선의 개혁성향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박진 의원은 "최 대표의 구상에 대해 본질적인 개혁 의지와 자기희생의 결단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고 남경필 의원도 "한마디로 걱정스럽다며 많은 선배 동료의원들과 논의의 폭을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초재선의 개혁성향 의원 20여명은 18일 낮 서울시내 모처에 모여 당 진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당 내분 사태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