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자금과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에 대한 특검법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빠르면 7일 쯤 특검법을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이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과 자민련은 역시 또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빠르면 이번 주안에 대선 자금 특검과 노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에 대한 특검 등 3개의 특검법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을 세우고 내부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총무는 이와 관련, "각 당의 반응에 온도 차이가 있지만 법안을 쾌속 처리하겠다"고 말해 단독처리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는 곧 정당간 협상이 안되면 단독처리 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특히 한나라당 법사위 간사인 김용균 의원도 "6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힘으로서, 이날 열리는 법사위 전체회의에 이어 오는 7일 본회의 표결처리를 목표로 각 당과 마지막 의견조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한나라당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7일 본회의에 상정하면 현재 149석으로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서 본회의에서 특검법안의 단독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열린 우리당은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할 경우 실력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특검법 처리방침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국회 법사위에서 특검법 상정을 강행한 데 대해 "범죄를 은폐하기에 급급한 행태"라며 "겉으로는 초 강경 정치개혁 방안을 내놓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특검법을 상정하는 등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특검법 발의 단계에서부터 일이 있을 때마다 민주당과 자민련 총무에게 진행과정을 일일이 설명해줄 정도로 야권 공조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수사가 미진하거나 왜곡될 경우 특검을 도입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 의혹에 대한 특검법은 받겠다"고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나섰다.

또 민주당은 "최도술씨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가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는 만큼 측근비리에 대한 특검도입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 한나라당이 제출한 특검법안 가운데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특검법에 대해서만 일단 수용하고, 대선 자금 부분 등에 대해서는 검찰수사가 미진하거나 왜곡되면 그때 가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민련은 선(先) 검찰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을 하자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선택적 특검수용 방침을 밝히고, 한나라당도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3개의 특검법 가운데 일단 1-2개를 우선 처리한다는 부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민련이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