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매각을 위한 추가실사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7일 예금보험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신한회계법인의 이일권 회계사가 실사 도중 "예보 측과 두 차례 회동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매각가격을 조정하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일권 회계사는 이에 자신은 곧바로 작업을 거부했지만 "이후 최종적으로 보고된 실사결과는 자신이 책임을 맡고 있었던 당시와는 평가기준이나 금액이 모두 달라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예보 측은 신한회계법인이 대형 실사의 경험이 없어 업무에 참고가 될 수 있도록 회동을 주선한 것뿐이라며 압력을 가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 회계사는 또 실사가 끝난 뒤인 지난 5월에는 문재인 대통령 민정수석과도 만났다고 진술했지만, 문재인 수석은 "조흥은행 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민정수석실에서 협상과정을 조사한 적은 있지만 압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실사능력이 부족한 신한회계법인을 제3자 실사기관으로 선정한 것부터 예보가 실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결국 이런 외압 때문에 조흥은행을 최소 1조원 이상, 헐값에 팔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야당 의원들은 또 인수자금이 없었던 신한 금융지주에 조흥은행을 넘기고 대금을 주식발행을 통해 조달하도록 한 것 역시 특혜라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이와함께 경영 정상화를 위해 5조원 가까운 추가 수혈이 필요한 한투와 대투의 임원들이 억대 연봉과 성과급을 챙긴 것에 대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그 배경을 집중 추궁했다.

한편 국회 국감에서 조흥은행 매각에 대한 이같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 진위를 가리기 위한 논란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병희 기자 by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