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참여정부 들어 오히려 악화돼..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정비 필요 -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0일 아직도 일선기업들이 느끼는 규제개혁 체감도는 여전히 낮고, 참여정부 들어 이같은 현상은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경련은 기업들의 체감도가 떨어지는 주요원인으로 기존 핵심 및 중복규제는 정부의 정책적인 판단과 부처간의 이해관계로 남아 있거나 오히려 강화된 데 비해 신설.강화규제는 쉽게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기업들의 규제개혁체감도가 떨어지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전경련은 "문민정부 이후 역대 정권마다 규제개혁을 국정현안의 하나로 선정.추진하여 '93년 이후 현재까지 1만 1천여 건의 규제가 폐지되거나 완화'되었지만, 핵심 및 중복규제의 정비가 아직 부진한 편"이라고 밝혔다.

또 전경련은 그동안 규제개혁 추진의 양적 성과는 있었으나, 수도권입지규제, 대기업규제, 노동관련 규제 등 핵심규제의 정비는 크게 미흡한 실정이고, 대부분의 핵심규제는 정치적 논리로 성역화돼 규제개혁이 지엽적.절차적 규제 중심으로 추진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원인에 대해 전경련은 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각 부처들이 경제 전반적인 관점보다는 개별부처의 정책목적을 강조하는 경향도 핵심.중복규제 개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전경련이 공개한 규제개혁에 관한 조가결과(20004.8~9)에서는 참여정부 들어 규제개혁의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로 '핵심.중복규제의 정비 미흡(28.65%)', '신설.강화규제의 증가(22.88%)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기업정책, 수도권입지, 산업안전, 환경 등 기업경영의 핵심분야에서는 동일한 행위에 대해 여러 부처가 중복적으로 규제하고 있는데, 부처간의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규제개혁의 추진이 부진한 점이 규제개혁의 체감도를 저하시키는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전경련은 규제개혁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핵심 및 중복규제를 정비하는 한편 규제의 품질 제고와 규제개혁 추진시스템의 개편 등 규제와 관련된 환경을 동시에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경련은 또 규제개혁이 제대로 성과를 거두기 위해 국가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개혁원칙을 분명히 세워야 하고 이를 일관성 있게 실천해야 한다면서, 국제사회에서도 일반화된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라 규제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여러 부처에 걸친 중복규제를 일원화해 한개 부처에서 통합.관리하는 것이 중요 하지만, 정부 기능상 몇 개 부처에서 규제하는 것이 불가피할 경우에도 준수여부는 1개 부처에서 확인하고 그 내용은 행정전산망을 활용하여 여러 부처가 공동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신설.강화규제 뿐만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부합되지 않는 기존규제에 대해서도 규제영향분석을 확대 실시하고, 신설규제의 도입시 이에 상응하는 기존규제의 폐지 의무화, 일정기간 경과시 자동폐기 되는 규제일몰제를 기존규제 및 신설규제 모두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경련은 현행 규제개혁위원회의 전문성, 책임성,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감사원 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유사한 행정기구로 조직을 개편해 규제개혁을 정부혁신과 연계해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숙 기자 lee7358@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