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병희>

정부, 공허한 '절약' 홍보에만 주력.. 여론층, '이제는 장기적 에너지대책 필요한 때' 지적 - 정부의 주먹구구식 유가대책이 서민들의 허리띠만 더욱 졸라매게 하고 있다. 특히 올들어 국제유가의 잦은 등록 폭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속에서도 정부는 '절약'이라는 공허한 구호만 외칠 뿐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국민의 정부시절부터 계속된 국제유가의 잦은 가격 등락 현상은 IMF이후의 국내 경제발전에도 크나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정유업체들이 매월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소비자 공급가격 등락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몇일전 SK에 이어 LG칼텍스도 7일 새벽부터 휘발유 가격은 1리터당 11원, 경유는 16원, 보일러등유는 18원씩을 각각 하양 조정했다.
 
그러나 정유업체들의 이같은 일시적 가격인하 조정은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피부로 느낄 수 없을 정도의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유류회사들은 국제 유가의 등락폭에 따른 영향에 힘입어 일반 판매가격의 등락 폭을 결정한다고 발표하고는 있지만, 이는 정부 세금과 연계된 '숫자'의 등락 현상일 뿐 소비자들에게는 별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대부분의 일반 주유소의 경우 정유업체가 가격을 내린다고 발표해도 이미 소매 기준가격보다 내린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는 상태여서, 대부분의 일반 주유소들은 가격의 조정없이 그대로 유류를 판매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이 계속되면서 결국 가슴을 조이는 것은 저임금 봉급 생활자와 노동자 등 서민층들의 가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더욱이 올들어 중고교 학생들 중 등록금과 급식비를 못내는 학생들이 작년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는 통계도 정부의 체계적이지 못한 유류정책과 전혀 무관치 않다.

국제유가의 잦은 등락이후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는 대책방안이라고는 기껏해야 차량10부제나 2부제 운행에 따른 홍보, 유흥가의 네온싸인 규제 등 형식적 에너지절약 대책에 머물고 있는 수준이다.

또 정부는 국내 유류 소비량을 감안, 장기적인 대책방안 마련에 주력해야 할 입장이지만 일시적인 해소방안에 더 급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일부 여론층의 지적처럼 정부의 주먹구구식 유가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적 원인이 '임기제' 정권 때문이라는 지적도 적지않다. 

그 예로 정부는 지난 2∼3개월 전부터 국제유가의 등락폭이 심화되는 현상이 이어지자, 골프채와 자동차에어콘 등 특별소비세가 부과되는 몇 가지 품목에 대해 특별소비세 부과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60%를 넘는 휘발류의 특별소비세에 비하면 이는 정부가 생색내기식 정책에 몰두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국내 외환보유액이 아무리 많이 비축돼 있다 하더라도 정부가 실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에너지 안정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국내 유류가격은 계속 상승세를 유지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국가경제에 크나큰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정부는 보다 장기적인 유류정책 마련에 주력해야 하고, 대체에너지 개발 등 국가의 미래를 대비한 에너지대책을 좀더 체계적으로 구성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97년 IMF이후 이제는 국내 외환보유액도 상당부분 비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좀더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에너지 대책방안을 마련할 시기라는 것이 여론의 일반적 시각이다.

이경숙 기자 lee7358@massmedianews.com